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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혁명《천상의 예언》

인디캣 2013. 11. 19. 12:16

 

 

천상의 예언

그리고 모험

 

제임스 레드필드 저 | 주혜경 역 | 판미동 | 2013.11.14 |페이지 416 | ISBN 9788960179196

 

 

 

독특한 소설이다. 소설을 읽으며 공부하듯 깨달음을 얻게 되는 책은 드물다.

영적 내면 혁명을 꾀하는 이야기를 소설을 통해 이렇게 근사하게 접근하다니.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를 소설이라는 접근방식을 통해 아주 수월하게 읽은 느낌이다.

 

인간의 잠재력과 직관에 대한 연구를 심리학, 철학, 생태학, 역사 등 수 많은 분야에 접근, 그것에 대한 통섭의 결과를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소설 《천상의 예언》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통찰'이라는 진정한 개념을 알려준다.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나 자신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고의 핵심과 연결된 문제를 과학이나 진화론에 반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특정 종교에 의존하지도 않으면서 덜 추상적이고 우리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것을 통해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세상일을 피해 숲으로 들어가 스스로 자청한 고립생활 중이었던 '나'에게 육 년 만에 갑자기 나타난 샬린은 남미 페루에서 발견한 기원전 600년경의 유물 고대 필사본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는데 인간 사회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언하는 내용이다. 21세기의 마지막 십 년에 변화가 시작되며 의식의 르네상스가 서서히 일어난다고 한다. 영적인 성격의 변화로서 말이다. 인간의 삶과 그 의미에 관해 새로운 지식이 발견되는데 이것이 인간 문화를 극적으로 바꿔 놓는다는 것. 이 필사본은 몇 개의 장으로 나뉘는데 각각이 삶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한다. 인간이 이런 통찰을 차례대로 깨닫기 시작해 의식이 순차대로 높아지면서 우리가 사는 지구가 영적인 문화로 바뀐다는 것이다.

 

샬린으로부터 첫 번째 통찰에 관한 이야기만 듣고 헤어지게 되는데, 이 필사본에 대해 정부도 교회도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 왠지 모를 신비함을 내뿜는 이 필사본을 찾는 모험에 '나'도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페루에 도착하자마자 생각외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태에 생명에 위협까지 받으며 '우연한 만남'으로 이어지는 사람들과 함께 모험의 여정은 이어진다. 각각의 통찰을 차례대로 만나는 것 자체가 하나의 깨달음의 과정이었고, 하나의 과정을 넘길 때마다 그다음의 통찰을 기대하게 된다.

 

첫 번째 통찰은 아주 깊은 곳에서 불안정하게 들썩이는 감각이 무의식적으로 표면에 떠오르는 것을 말하는데 삶에서 보람된 성취를 찾고 싶어하는 마음이 '내가 먼저'라는 태도를 생겨나게 했다. 이는 필연적으로 자의식 즉 에고의 싸움이 되고 만다. 지배권 장악 싸움 때문에 우리가 한 사람과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실제로 찾고 있는 게 뭔지, 색다르고 성취감을 주는 경험이 뭔지 스스로 의식하게 되고 완전히 이해하면 첫 번째 통찰을 얻는다. 우연의 일치라는 것을 '의식'하게 되면 첫 번째 통찰이 일어난다. 각 개인의 삶을 둘러싼 내재적인 신비를 다시 생각하는 것. 이런 인식을 자각하는 개인의 숫자 변화 즉, 임계질량에 도달하면 문화 전체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통찰은 최근의 역사를 단순히 기술의 진화가 아닌 '생각의 진화' 관점에서 더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난 천 년의 역사는 신의 뜻 또는 악마의 짓이라는 개념에서 중세 세계관이 붕괴되며 신과의 관계가 재정립되었다. 우리가 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게 된 시기다.

 

세 번째 통찰은 물질세계가 실제로는 광대한 에너지로 이뤄진 체계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다. 예전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던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네 번째 통찰은 이러한 에너지를 두고 무의식적으로 경쟁을 벌이면서 가족, 사회, 국가에 이르기까지 인간사회의 모든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다섯 번째 통찰은 또 다른 에너지 원천을 찾아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면 위의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오랫동안 신비주의적 의식이라고 일컬어져 온 것을 새롭게 해석한 내용이다. 세상에 존재하고 모든 갈등을 끝내는 열쇠도 바로 이 체험에 달려있다. 전 세계적인 영적 의식을 향한 움직임이 비로소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여섯 번째 통찰영속적으로 에너지에 연결해야 하는데 이는 과거의 습관, 통제 드라마를 스스로 알아내 극복하고 노력해서 과거를 청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트라우마와 같은 개념일 거라 생각한다.

 

일곱 번째 통찰은 일생을 하나의 긴 스토리로 바라보며 더 높은 의미를 찾으려 노력하는 부분이다. 우주가 당신에게 주는 모든 답을 철저히 주시하며 자신을 의식적으로 진화시키는 과정을 다룬다.

 

여덟 번째 통찰은 우리가 추구하는 답을 가져올 사람들을 도와 그 답을 갖고 오게 하는 방법, 더 나아가 사람들이 서로 진화하도록 돕고 거기에 맞는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사람 사이의 윤리에 관한 개념을 다룬다.

 

아홉 번째 통찰은 이 모든 통찰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인류 문화에 대한 이야기다. 전체의 에너지 수준이 높아졌을 때 인류 문화가 어떻게 바뀔지를 다룬다.

 

 

『 통찰은 동서양의 사상이 더 높은 의식으로 통합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먼저 인생은 진보하기 위한 것이며 더 높은 무언가를 향해 진화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서구식 사고가 옳다는 걸 보여 줍니다. 하지만 자의식과 교만으로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는 습관을 놓아 버려야 한다는 점에서 동양적 사고 역시 옳습니다. 』 - p236

 

『 세상 사람들은 폭력적인 경쟁으로 서로를 엄청난 속도로 노쇠 시키고 있죠. 』 - p358

 

  

인간의 영성을 설명해 주는 동서양의 통합된 사상, 거기에 더해 완벽하게 명료한 설명이 바로 필사본에는 모두 들어 있었다. 하지만 신앙만 갖고 영적인 지식에 대해서는 무지한 상태로 우주와 더불어 지내는 것이 인간의 역할이고 필사본은 현재의 질서를 깨뜨리고 명령계통의 기반을 무너뜨릴 거라고 정치, 교회 등 지도부는 생각하고 있다. 교회는 물리적인 진화 개념만으로도 충분히 골치가 아픈데 필사본에서처럼 인간이 진화에 참여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 한다. 그래서 필사본의 확산을 막기 위해 탄압이 강화된다.

 

진정으로 상호작용하는 인류 진화를 위해 필사본을 지킬 수 있을지...

과학적, 종교적 관점을 넘나들며 진실을 향해 다가가는 이야기는 노스트라다무스처럼 흥미진진하게 미래 인류의 진화라는 주제를 이끌고 있다. 유토피아적 느낌이 만연하지만 동떨어진 뜬구름 잡는 이야기식이 아닌 각각의 통찰마다 지구의 자연적 에너지 체제의 범위 내에서 살아가도록 노력을 하게 만드는, 마음 에너지를 통한 내면적인 혁명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 얼마 전에 읽었던 데이비드 호킨스의 '놓아 버림' 이라든지 그 외 심리서, 자기계발서 이곳저곳에서 봤던 내용이 큰 줄기로 함축되어 있다는 걸 느끼기도 했다. 책을 덮고 나서 아! 하고 명쾌하게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새로운 의식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이어지는 책 《열두 번째 예언》은 어떤 통찰이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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